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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수업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2학년 1학기 수업을 들으며 계획했던 사업은 불꽃처럼 빠르게 시작되며 퍼지다가 금새 사그라들었다. 마치 몇날 며칠동안 활활 타는 모닥불을 만들기 위해 생 나무에 불을 붙이는 와중에 불이 잘 붙지 않아 급하게 번개탄에 희망을 걸었던 것이랄까.

결국 지난날을 돌아보며 내 과거의 대한 평가는 결과로서 드러난다. 운이 그닥 좋지도, 그렇다고 처음 불을 피워보는 내가 실력이 좋을리도 만무하니 첩첩히 쌓아 놓은 두터운 나무에 단숨에 불이 붙기를 기대한 것 자체가 잘못됐던 것일 수도 있겠다. 1학기 시험을 어영부영 마치면서 예전처럼 시험을 정복하지도, 그렇다고 새로운 도전 과제이자 정말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켰던 사업에서 참된 의미의 ‘시작’을 끊지도 못했으니 어떻게 보면 나름 형편 없는 4개월을 보냈었다고 해야 겠다.

사람은 지난 날의 후회를 통해 나아가는 존재가 아니겠는가. 실력도 없는 주제에 애탄 번개탄 겨우 하나에 내 모든 희망을 걸지는 당연히 않았다. 물론 그러한 도전조차 하지 않았다면, 잠시 즐거움을 좇는 것을 내려두고 학생 신분에 걸맞게 행동했다면 수치상으로 더 나은 결과, 더 나은 성적을 맞았을 수도 있겠다. 나는 인간이 마주하는 모든 선택의 순간에, 가령 내가 선택했던 어떠한 방향의 결과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완벽함 그 자체였더라도 언젠가, 정말 언젠가는 일말의 후회의 고리를 발견한다고 생각한다. 뭐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유학을 온게 나 자신에게 있어서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항상 생각해왔었어도 가끔씩 드는 ‘한국에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들.


2학기의 시작과 함께 1학기때와 같았던 대단한 포부를 밝히라면 정중히 사양하고 싶다. 또 다른 번개탄이 무의미하게 꺼져가는 꼴을 보고싶지 않아서가 아니다. 무언가 특정한 목표와 함께 규칙적인 소계획의 달성으로 유의미한, 그리고 점진적인 발전을 꾀하는 것은 나에게 딱히 맞지 않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키는 공부를 그때그때 하는 스타일-어제 오늘은 프랑스어와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그런게 나에게 맞는것 같다.

오늘은 이거, 내일은 이거,.. 이런 식의 내가 내키는 공부로 삶을 채워가는게 더 괜찮지 않을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다른 고민이 생겼다. 이런 내 성향을 생각하면 당연히 오늘 내일 딱딱 계획한 일정을 들어맞혀 생활하기는 힘들다. 특히 1학기때 나름 굉장히 열심히 사업계획서까지 구상하며 창업의 밑바탕을 그리고 있을 때 왜 갑자기 학교공부와 시험이라는 현실의 벽에 무너졌는지를 돌이켜봤다. 이 점에 대해서는 더 생각이 필요하고, 나중에 포스팅을 더 해볼 예정이지만, 현실을 생각할 때 당연하게도 무한한 번개탄의 소모가 커다란 나무더미에 불이 붙여질 확률과 비례하진 않는다. 물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유의미한 무언가를 발견하고 발전을 꾀한다면 확률이야 높아질 수 있을 테지만.. 나 같은 사회초년생, 공부로서도 탑급이 아니고 그렇다고 사업수완이 좋은 창업 유경험자도 아니니 번개탄만 틱틱 붙혀가며 현실과 내 이상, 학교공부와 사업계획이라는 두 상대의 적당한 조율점을 찾기는 힘들다.

2학기가 시작되고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며 이러한 생각이 문득 들었다. 1학기때 사업을 처음 구상하면서도 ‘나는 내 모든 것을 걸어서라도, 혹 사업이 실패할지라도, 도전해볼 용기가 있어’ 라며 공을 들여 사업계획서까지 쓴 것이었다. 그렇다고 어느 자기계발서겸 창업자들에 대한 책들에서 성공한 창업자들도 (물론 일례로 유명한, 학교를 자퇴했던 유명인사들을 제외하곤) 학교를 다니면서, 그리고 직장을 다니면서 사업을 시작했다며 도전적인 마인드는 좋지만 언제나 플랜 B가 필요하다는 구절을 읽고선 이처럼 행동했던 것인데.. 또 한 편으로는 정말 모든 것을 떨쳐내고 하나만을 볼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면 정말 한 달이라도 젊을 때 실행으로 옮겨봐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해 한 학기를 꿇고 남들보다 학 학기 늦쳐져 재수강을 하는 한이 있어도 사업을 도전해봐야하지 않겠냐는 생각, 그런 것들도 지금은 너무나 무식한 생각이지만 나중에 모든 일이 지나고 보면 참 대수롭지 않았다는 기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하다.

어쨋든 두서 없는 글의 마무리는 간단하게. 다음 일상으로 찾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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