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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치안이 그렇게 안좋다고?

Day 23 
Budapest-Budapest Nemzetkozi Repuloter(부다페스트 국제공항)

Naples-Aeroporto Internazionale di Napoli(나폴리 국제공항), Hostel of the Sun(호스텔), the Molosiglio Gardens, Castel dell’Ovo, Castel Nuovo, Porto di Napoli

Day 24
Naples-Castel Sant’Elmo, Antonio e Gigi Sorbillo(나폴리 피자집), Vomero, Casa Infante(젤라또), Terrazza Panoramica Villa Floridiana, Chiaia(나폴리 해안가)

<나폴리 공항에서 항구 근처 호스텔까지 1시간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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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에서 저가항공인 라이언에어를 타고 나폴리로 넘어올 때는 그나마 새벽까지 호스텔에서 쉬다가 이른 새벽 첫 공항버스를 타고 부다페스트 공항으로 이동했기에 전에 런던의 허름한 공항에서 하루 밤을 지새웠던 것과는 달리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충분히 여행할 의지가 넘쳐났다. 헝가리와 이탈리아 모두 같은 EU 국가에 포함되기 때문에 서로가 사용하는 통화체계는 다르더라도 공항에서 공항으로 이동하며 정말 편하다고 느껴졌던 것은 적게는 몇십분, 많게는 한시간 까지 기다려야 하는 비자 검사였다. 똑같이 아침 비행기를 타고 런던에서 독일로 이동했을 때는 안그래도 정신없고 졸린 상황 속에서 여권 검사를 받느라 거의 한시간을 기다렸다.

여행객들 사이에서 후기가 안좋은 라이언에어지만 여행 3주차에 접어들면서 품위나 자기관리 따위는 이미 우선순위에서 저 멀찍이 떨어졌던터라 1시간30분의 짧은 비행시간 동안 꿀잠을 잔 뒤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나폴리 공항에 도착했다. 나폴리 공항은 나폴리 중앙역에서 버스를 타도 대략 30분, 그리고 내 호스텔이 위치한 나폴리 해안가 까지는 적어도 40분은 걸리는 곳으로 걸어가기도 상당히 애매한 거리지만 애초에 다른 나라처럼 지하철이 있지도 않아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에도 애매했다. 그렇다고 고민하거나 다른 방편을 찾아보는게 더 귀찮아 일단은 걷기로 결정. 나중에 호스텔에 체크인을 하며 공항에서 걸어왔다고 말하니 미친놈 취급하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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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까지 꽤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공항에서 시내까지 걷기로 한 이유는 최소한 가는 동안 무언가 볼 게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통 다른 도시의 공항들은 시내에서 저 멀리 지루한 주거단지나 평야들을 지나쳐 완전히 동떨어진 곳에 위치하기 마련인데, 나폴리에 오기 전 최소한 구글맵으로 도시가 어떻게 생겼나 공부하면서 본 나폴리 공항에서 시내까지의 길은 무언가 볼 것들이 있을거라 생각했다.

나폴리 공항은 여타 다른 공항들과 마찬가지로 공항 주변에는 호객행위를 하는 넓직한 주차장의 택시기사들을 제외하고는 별로 볼 게 없고 꽤 낙후된 지역이였다. 나는 길치보다는 길을 잘 찾는 편에 속하지만 숙소를 찾으러 가는 거의 3시간 동안 구글맵을 거의 계속 보면서 가야 했는데, 나폴리가 꽤 오래된 도시라 도시 구획이 길을 찾기 어렵게 되어 있었던 것도 있고 밑에 사진에서 보이겠지만 애초에 모든 길들 자체가 여행객들을 반기질 않는다. 나폴리 사람들한테 미안한 말이지만 정말로 이렇게 더러운 길은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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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근처에 있는 아파트 단지다. 보통 나폴리에 찾아오는 여행객들은 위험하다고 소문난 나폴리 중앙역도 아닌 바로 공항에서 나폴리 해변가 쪽으로 이동하기에 시내로 이동하면서 현지인들 외의 사람들은 보지를 못했다. 아파트의 모습들이 어디선가 본 듯한 친근한 이미지라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시골에서 많이 볼 수 있을 법한 낮은 층수의 길쭉한 아파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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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도로변에 상점가가 펼쳐진 큰 대로로 나오기 전까지는 이렇게 낙후된 주거단지를 계속해서 볼 수가 있었는데,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겠지만 나는 거리 곳곳에 마구잡이로 쌓아 둔 쓰레기 더미나 냄새나는 개똥들, 그리고 번잡하고 낙후된 거리들이 꽤 마음에 들었다. 더러운 것들이나 이상한 냄새가 좋다는 것이 아니라 한 도시의 다른 면을 보는 재미와 그동안의 유럽 여행에서 (특히 동유럽 쪽에서) 매번 별로 다르지 않은 생김새의 건물들이나 거리들을 보아 왔던 내 머리에 신선한 느낌을 불러오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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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에서는 호스텔까지 걸어갈 때 예상시간으로 1시간이 걸린다 했지만 나는 거의 3시간이 걸렸다. 도로 상태와 한 손에 캐리어를 끌고 가는 상황을 짐작해보면 충분히 그럴 만 하다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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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더러움과는 상관 없이 또 나폴리에 대해 놀랐던 점이 있다면 이 사람들의 운전 문화다. 나폴리를 포함한 해안가가 아름다운 남부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들에서 운전을 가급적 삼가라는 글을 봤던 나로서는 그저 도로가 좁거나 상태가 안좋기에 그러한 당부를 하는 줄 알았다. 그것도 맞지만 사실은 이 남부 사람들의 운전 습관이 정말 패기가 넘친다는 거. 막 가는건 둘째치고 퇴근 시간 때 정말로 꽉 막혀버린 도로에서는 거의 5초마다 한 번씩 빵! 소리로 차들끼리 대화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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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중심부에 가까워질 수록 상점가가 보인다. 이탈리아의 물가는 아시다시피 도시별로 편차가 심한 듯 한데, 관광도시인 베네치아나 로마가 높고, 나폴리는 그에 비해 낮은 편이긴 하지만 이전 도시들인 프라하나 부다페스트에 비하면 조금은 비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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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중앙역 근처의 6층짜리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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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나폴리 중앙역 근처의 혼잡한 도로와 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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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걸어오는 길 내내 지루한 틈이 없을 정도로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고 게다가 길은 어찌나 험난한지 걷는 데만 온 신경을 곤두세우다 보니 먹을 것은 커녕 물도 못마셨다는 것을 깨달았고, 구글맵에 ‘Supermacado’라고 검색하니 나오는 대형마트에 들어가 물과 대충 먹을 것들을 구매했다. 1.5리터짜리 큰 생수 한 병과 사진에서는 안보이지만 처음으로 빵과 같이 먹으려고 우유 한 병, 그리고 대충 점심으로 떼울 ‘Plum cake’라는 빵을 샀다. 전부터 샌드위치나 햄버거를 사먹지 않는 이상 매 번 슈퍼마켓에서 구매해 간식용 혹은 식사 대용으로 먹었던 빵인데, 모닝빵처럼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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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몇 조각과 우유로 끼니를 대충 떼운 뒤 다시 40여분을 호스텔로 걸어 체크인을 하려고 했으나 체크인 시간까지 2시간 정도가 남아 어쩔 수 없이 캐리어만 맡긴 채로 주변을 둘러보러 나왔다. 호스텔은 예약할 때 후기에서 추천했던 바와 같이 카운터에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호의적이고 재밌었는데, 주변 설명과 함께 적당히 농담도 주고받을 수 있었다.

보통 나폴리에서 숙소를 잡을 때는 치안이 좋지 않지만 주변(폼페이, 포지타노, 소렌토 등) 도시로 쉽게 이동이 가능한 나폴리 중앙역 근처나 나처럼 비교적 안전하고 주변에 둘러볼 것도 많은 나폴리 해변가 근처로 구한다. 내 호스텔은 나폴리 항구 바로 뒤편에 위치한 곳으로 당일치기로 주변 도시를 둘러볼 생각이 없는 사람들에겐 제격이다. 치안이 좋지 않다고 소문난 곳에서 안전도 안전이겠지만 애초에 나폴리 시내를 편하게 이동할 만한 교통수단이 없어 내 두 다리와 적당히 타협해 걸어다니려면 나폴리 중앙역은 해변가나 다른 관광지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3일 동안 머무는 내내 너무나도 맑았던 날씨 덕분에 어디든지 사진을 찍으나 여유를 즐기나 모든 게 완벽했지만, 특히나 나폴리 항구 뒤쪽으로 멀찍이 보이는 저 산중턱의 Castel Sant’Elmo 라는 성이 아름답게 보였다. 사진으로는 잘 못담았지만 빽빽히 들어선 건물들 끝으로 푸르른 나무들과 오래된 성이 신비한 조화를 이룬다. 저 곳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거나 엄청 힘들게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데, 나는 첫 날 멀리서 바라본 뷰가 너무 좋아 둘재 날 걸어서 올라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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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해변가를 바로 마주보고 있는 누오보 성으로 나폴리 관광지 리스트에 항상 이름을 올리곤 있지만 사실 그렇게 인상적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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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인근에는 폼페이나 소렌토 등의 (사실상 이곳들을 둘러보기 위해 나폴리에 오는) 유명한 마을들 뿐만 아니라 휴양지로 소문난 카프리섬, 이스키아섬 등 배를 타고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섬들 또한 많다. 이탈리아 저 밑에 시칠리아 섬이나 프랑스 등으로 멀리 떠나는 배나 나폴리 만 연안의 카프리섬으로 떠나는 유람선들은 모두 위 사진에서 내가 앉아있는 나폴리 여객선 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지나쳐왔던 도시들은 강이 전부였지만 나폴리의 앞 바다는 굉장히 오랜만에 본 바다였다. 나폴리의 해안가는 둥글게 안쪽으로 파인 만 형태에 그 만의 반대쪽은 소렌토가 위치한 자그만 반도가 삐죽 튀어나와 있기에 해안가를 거닐다 보면 베수비오 산 뿐만 아니라 저 멀리까지 땅이 이어진다. 사진에도 보이다시피 뒤쪽에 멀찍이서 베수비오 산이 보인다. 사진을 찍고 싶어 심하게 녹슨 항구를 두리번 거리다 영어를 못하시는 노부부께 바디랭귀지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굉장히 잘 찍어주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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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여객선 터미널에서 해안가로 쭉 걸어가다 보면 곳곳에서 요트들을 찾아볼 수 있다. 구글맵으로 무엇인고 찾아보니 요트클럽이나 요트학교라는 것으로 운전을 가르치거나 요트를 빌릴 수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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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들이 빽빽히 보이는 이곳에서 바로 앞에 밴치 2개가 있길래 한 1시간 여를 앉아있으며 책을 읽었다. 일단은 호스텔 체크인 시간까지 2시간 정도를 나가 있어야 하는 것도 문제지만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에 아직 3월이였지만 날씨도 뜨거워 아침부터 지친 몸을 이끌고 바로 돌아다닐 수는 없었음. 앉아 있으니 계속해서 어떤 신발도 안신은 할아버지가 와서 이탈리아어로 쏼라쏼라 이야기를 하기에 계속 무시했는데, 옆 밴치에 앉은 아저씨는 처음에 싫어하는 내색을 보이더니 한 30여분을 그 할아버지와 같이 얘기를 나눴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단순히 돈이 필요한 할아버지가 아니라 말동무가 필요했던 것이였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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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날씨에 사람들이 별로 없는 분위기가 딱 내 취향이였다. 후에 해안가로 나갔을 때는 관광객들이 꽤 많이 보였지만, 마지막으로 들렸던 로마나 전에 방문했던 여타 다른 도시들에 비하면 소도시였지만 내가 은근 좋아했던 독일의 뉘른베르크나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처럼 조용히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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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마저 읽고 공원에서 시간을 조금 보낸 후 호스텔로 되돌아가 체크인을 하고 다시 못본 해안가를 향해 걸어갔다. 한 쪽의 그늘진 테니스 코트에서는 내 또래의 남자애들이 테니스를 치고 있었는데 엄청나게 열정적이었다. 바로 옆의 요트클럽도 그렇고, 테니스도 그렇고, 도시의 여유로운 분위기도 그렇고, 단편적으로 나폴리를 생각하면 그리 잘 사는 도시라는 이미지는 떠오르지 않지만 첫 날에 해안가를 둘러보며 느낀 이미지는 현지인들 또한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듯이 생활하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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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클럽과 테니스 코트를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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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루치아 해안가에 도착하면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호텔들과 레스토랑들이 보이고 일종의 방파재처럼 쌓아올린 둑과 그 위에 사람이 앉을만한 높이의 담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며 시시콜콜 떠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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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도 역시나 바닷가를 바라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정면에 위치한, 쌍봉낙타처럼 두 봉오리가 인상적인, 베수비오 산이었다. 화산폭발로 유명하다는 점은 이곳에 놀러온 사람들 모두가 아는 사실인듯 했으나, 정작 그 화산폭발로 유명하게 된 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도시 폼페이였으므로 사람들은 푸르른 바다나 오래된, 하지만 크게 멋지게 생기지는 않은 성들에 더 관심을 갖는 듯 했으나 나는 나폴리에 있으면서 정작 별 게 없는 베수비오 산을 바라보는 재미에 빠졌다.

높이는 1,281m로 그렇게 높은 편도 아니나 역시 기존에 봐왔던 ‘산’ 이라는 이미지와는 확연히 달라서였을까? 저렇게 매끈한 원반 형태의 산을 평생 본적도 없거니와 생각해보면 바로 앞에 보이는 바다와 산을 동시에 보는 일도 흔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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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도로는 나폴리 여객선 터미널부터 나폴리 만을 따라 계속해서 이어져 있는데, 둘째날 Vomero 지역에서 해안가를 따라 호스텔로 돌아오면서 거의 40여분을 계속해서 해안도로를 걸었던 것을 생각하면 걸어서 끝에서 끝으로 가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오히려 나폴리 공항에서 시내로 걸어올 때는 시시각각 변하는 복잡한 길거리와 오래된 건물들이 걷는 것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주었는데, 해안도로는 똑같은 뷰만 계속되므로 질리는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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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도로에서 툭 튀어나온 지형에 위치한 델로보성. 둥그런 외관에 높은 성벽, 그리고 요새같이 곳곳에 뚫어놓은 포 구멍은 나폴리에 위치한 다른 성들(누오보성, 엘모성)과 비슷한 목적이나 시기에 지어진 거라고 유추할 수 있다.

성의 위치가 긴 해안도로 중반부 쯤에 위치하다 보니 관광객들이 자연스레 몰리는 장소인데, 그렇다보니 성으로 들어가는 길목이나 근처 해안가 주변에는 열쇠고리나 가죽소품 등 기념품을 파는 사람들이 많다. 신기한건, 그러한 물건을 파는 상인들이 대부분 흑인이라는 점인데, 이 성 바로 윗편에 흑인들이 많이 산다는 ‘스파카나폴리’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럴만 하다. 나도 어디서 들은 카더라긴 한데, 나폴리의 지리적 위치가 지중해를 거쳐 아프리카와 상당히 가깝고,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나폴리로 모여들면서 서로 모여서 살게된 곳이 바로 저 곳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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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관광지는 관광지라 성 안편에는 매표소가 있어 머리 속의 촉으로 돈을 내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앞에서 우물쭈물거리고 있었는데 바로 앞에 지나가던 가족이 그냥 들어가는 걸 보고 물어봤더니 그냥 들어가랜다. 성벽이 높았던 것처럼 내부도 계단을 오르고 올라야 좋은 전망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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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깡이 떠오르는 갈매기씨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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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꼭대기까지 오르면 사방이 오픈되어 있기에 내가 걸어왔던 산타 루치아 부근이나 반대쪽의 바닷가 뷰를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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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좀 억울한 표정과 자세인데.. 베수비오 산을 등지고 사진도 한 방 찍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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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에는 포탄 구멍은 아니라 아마도 총을 쏘기 위한 작은 창이 여러 개 뚫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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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가장 정상에서 나폴리 시내를 바라본 뷰. 언덕에 빽빽히 위치한 건물들과 곧은 해안가가 인상적인데, 두 다리로만 돌아다니는 여행이라 시내 왼쪽 끝에 구불구불한 언덕 마을에 가보지 못한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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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 출발할 때만 해도 피부가 저리 안좋지는 않았는데 유럽여행하면 피부 상한다는게 사실이다. 맨날 정수된 물만 쓰다가 석회수에 호스텔에서 공동생활을 하다보니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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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과 계속 이어진 마을들. 저 중간에 있는 해적선은 움직이는건 아니고 아마도 무슨 상징용이거나 식당이든 박물관이든 무슨 용도로 쓰이는 것 같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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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에다가 그림도 그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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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로보 성의 꼭대기에서 석양이 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다시 내려왔는데, 해가 나폴리 시내 넘어로 지고 있길래 무언가 대단한 뷰가 펼쳐질 것 같아 계속해서 지켜봤는데 딱히 멋있지는 않았다. 잘 보이는 베수비오 산을 뒤로하고 전날은 부다페스트에서 오느라 거의 한 숨도 못잤기에 슬슬 호스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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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해안가로 나온 거 호스텔에 들어가기 전에 스파카나폴리를 잠시 들려봤다. ‘나폴리 관광지’라고 검색했을 때 나오던 곳이기에 뭐 대단한 것이 있나 하고 봤더니 단순한 거리였음. 밸런타인데이인지 화이트데이인지를 앞두고 있었기에 거리에는 저렇게 하트 모양의 장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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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계단들을 보며 1일차 일정은 마무리하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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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나폴리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유명한 나폴리 피자집, Gino Sorbillo라는 곳이었다. 애초에 예산이 넉넉하지 않았으므로 어느 도시에서 유명한 음식이나 맛집을 들린다는 것은 모든 우선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려 있었는데, 딱 두 곳, 런던과 나폴리에서 만큼은 먹고 싶었던 것들이 있었다. 런던에서는 잉글리시 브랙퍼스트였고 나폴리에서는 누구나 알다시피 나폴리 피자였는데, 두 음식 모두 본 고장에서 먹어서 그런지 가격대가 비싸지 않아 도전해볼 수 있었다.

나폴리에서 나폴리 피자는 한 판에 비싸봤자 한국돈 만 원이 안될 정도로 저렴하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데, 토마토, 바질, 모짜렐라 치즈라는 간단한 3박자가 어우러진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화덕이나 전통성을 두고 나폴리 3대 피자집을 꼽곤 한다. 각 피자집마다 내새우는 특이한 메뉴나 장점들이 있는데, 나는 일단 다른건 고려하지 않고 가까운 나폴리 피자 맛집으로 향했다. 골목 사이에 있는 자그만 간판의 피자집이였는데, 바깥부터 사람들이 미어 터질 정도로 (심지어 오픈 시간에 맞추어 갔다) 멀리서부터 맛집임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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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홀에서의 식사를 기다리느라 저렇게 줄을 서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나처럼 테이크아웃을 할 사람은 열심히 양해를 구하며 사람들 틈을 비집고 가게 안에 들어가 주문을 하는 수 밖에 없다. 내가 산 피자는 가장 기본적인 마르게리타 피자로 흔히 나폴리 피자로 알려진 쫄깃한 피자 도우 위에 약간의 신맛이 나는 싱싱한 토마토 페이스트, 그리고 그 위에 이탈리아 국기색을 연상케 하는 바질과 하얀 모짜렐라 치즈를 얹어 빠르게 구워낸 피자다. 가격은 4유로로 크기는 한국 피자 체인점 라지 사이즈를 연상케 하는 것을 고려하면 굉장히 저렴한 편.

대부분의 피자 집에서는 홀에서 식사를 할 시 테이블 비용을 따로 받는데 나처럼 테이크아웃을 하면 딱 피자 값만 지불하면 된다. 심지어 한국인이 가장 난감해하는 팁 문제도 전혀 걱정 없음. 그럼에도 사람들이 홀에서 먹으려는 이유는 편하단 것을 넘어서 화덕에서 바로 나온 피자가 가장 맛있기 때문. 포장 용기가 특별해서 열이 잘 나가지는 않는 구조이나, 피자를 받고 이리저리 앉아서 먹을 곳을 찾아다니다 보면 피자가 금방 식어서 아무래도 맛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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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뒤쪽에 밴치가 있길래 앉아서 포장을 열었다. 아름다운 색깔의 마르게리타 피자. 얇은 도우에 토마토가 흐물흐물하게 얹혀져 있어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대로 피자를 손에 들고 먹으면 100퍼센트 토핑들이 다 떨어진다. 저 큰 피자를 4등분만 해준 것도 이유가 있듯이 시가를 마는 것과 비슷하게 피자를 돌돌 말아 먹으면 된다.

맛은 사실 내가 예상했던 맛과는 조금 달랐다. 한국에서 먹는 피자들은 불고기피자처럼 굳이 한국식 피자가 아니더라도 대게 달고 짭쪼롬한 맛인데, 이 피자는 소스 맛이라고는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 뿐이기에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 직화 화덕에 바로 구워 느껴지는 약간의 숯불 향에 토마토 페이스트는 정말 신선한 토마토를 한 입 베어물면 그렇듯이 약간의 신 맛이 느껴진다.

어쨋거나 그리 호불호가 갈릴 맛은 아니여서 맛있게 먹었고, 보다시피 양이 꽤 많은 편이라 다 먹는데 굉장히 애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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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많이 먹어 배부른 상태로 첫날에 가보고 싶었던 언덕 위에 Castel Sant’Elmo로 향하며 시내 구경을 했다. 둘째날의 날씨는 약간 흐린 편이였기에 많이 걸어다니기에는 쾌적했지만 도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전날 만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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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의 중심도로를 따라 엘모성이 있는 언덕 쪽으로 향하는 길은 공원이나 건물들이나 볼 것들이 많았다.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파스텔톤 건물들과 이들에 애워쌓인 작은 공원들이 잘 조화를 이루었다. 정말로 여유만 있다면 어느 카페나 들어가 야외석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그런 컨셉의 여행은 다음 번에 오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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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찍어도 예쁜 길거리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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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0여분을 걸어가다 보니 저 멀리서 나폴리 시내 한복판에 있는 높은 언덕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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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상점가와 길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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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막 올라오기 시작했을 때의 모습이다. 언덕이 어찌나 높은지 계단이 엄청나게 많은데 안그래도 여행 막바지라 헬쓱해 있을 때 올라왔더니 정말 죽을맛이었음. 그래도 올라오면서 바로 뒤로 펼쳐지는 나폴리 구시가지의 전경과 반대쪽에 보이는 베수비오 산이 정말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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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낙후되어 보이는 구시가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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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보이는 계단식 농원의 레몬나무들… 하나 따서 가져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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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30분이 넘게 열심히 올라간 끝에 도착한 언덕 위. 오후가 되니 차츰 흐린 날씨도 걷히고 정말 좋은 뷰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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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수비오 산과 나폴리 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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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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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도 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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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언덕 정상에 위치한 별 모양의 엘모성에 가보려고 했으나 (첫날 언덕에 오르려고 한 이유가 그것 때문이었으므로), 돈을 내야된다는 말에 열심히 경치나 구경했다. 이튿날의 최종 목적지는 이곳이었고 아직 점심 때였으므로 갔던 길을 되돌아가기보다는 반대쪽에 위치한 Vomero라는 지역으로 내려갔는데, 날씨도 더운 김에 젤라또 맛집을 찾아보다가 마침 가까운 곳에 젤라또 가게가 있어 그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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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vitelli 역 인근에 위치한 Casa Infante.

젤라또의 맛 종류는 여느 젤라또 가게나 비슷한데, 대충 우리가 생각하는 아이스크림 맛 – 초콜릿, 바닐라, 딸기,  망고 등등 – 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던 Riso, 쌀 맛도 있었다. 맛을 대충 고민하는 척을 하면 종업원이 잘나가거나 추천하는 맛을 스푼에 떠서 맛보라고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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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맛을 골랐는지 기억이 안남;; 맛은 날씨도 더웠고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이었기에 맛있었지만, 3유로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피자가 4유로였으니..) 그리 합리적인 소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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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razza Panoramica Villa Floridiana에서 바라본 나폴리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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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라또를 먹고 해안가로 내려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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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도 해가 질 때 쯤 되서야 해안가로 내려와 천천히 여유를 즐기며 호스텔로 돌아가는 듯… 했으나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멀어서 거의 40분을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서 돌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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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로마로 떠나는 버스를 타기 위해 30분을 걸어 나폴리 중앙역에 도착했고, 2시간30분간 버스를 타고 로마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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