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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릭대학교 합격과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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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릭대학교 합격과 지원한 다른 대학들

지난 2월에서 3월까지,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에서의 불합격 통보와 함께 한 달 간의 유럽 배낭여행을 마쳤고, 여행 중 합격 통지를 받은 맨체스터대학교와 기존 싱가포르 대학에 남는 선택 중에서 한 쪽으로 서서히 마음을 굳힐 무렵 워릭대학교로부터 경영학과(BSc Management)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나로서는 이 소식이 굉장히 뜻밖의 결과였는데, 3월31일까지 모든 지원 결과가 나온다는 시스템 상에서 정확히 3월29일에 메일을 받았고 결정적으로는 내가 전에 워릭대학교 비즈니스 스쿨(WBS)로 직접 문의한 결과에 따르면 내가 가진 경영학 디플로마(Diploma in Management Studies)가 그들의 지원자격에 부합한지조차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보통 영연방(Commonwealth)국가에 소속된 대학교에 지원을 할 경우 영국식 수능인 A 레벨이나 IB와 같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고등학교 성적, 혹은 외국에서 디플로마 과정을 마쳤다면 최소한 당신이 지원하려는 학교가 명확하게 홈페이지에 명시한 지원자격 항목을 만족해야만 성적,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검토해 최종결정을 내린다. 내가 싱가포르 사립대학교에서 디플로마를 졸업하고 다른 나라들을 고려하던 때 직면하던 문제점이 그것이었다. 첫번째로 사립대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여러가지 다른 가능성들을 제한시키는 학교의 이름값 , 그리고 두번째로 학사나 석사과정을 지원하려는 학교에서 의심하는 내 학위에 대한 공정성.

한 마디로 쉽게 얘기하면 유명한 영국의 대학들은 싱가폴에서 남들처럼 A레벨을 준비하거나 사립이 아닌 싱가폴 정부에서 운영하는 Polytechnic에서 디플로마를 받은 학생들만을 취급하지 이 모든 입시경쟁의 공정성이 의심되는 사립대학에서 디플로마를 받은 학생들은 취급하려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영국 대학들에 지원하기 전에 이 점들을 당연히 알고 있었고 맨체스터대학과 런던정치경제대학만이 확실하게 내가 가진 디플로마 학위를 인정해준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5가지의 선택지 중 이러한 이유로 인해(물론 이러한 문제가 없었다고 해서 합격이 보장됐던 건 아니지만)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킹스 칼리지 런던(KCL)에서는 기회조차 잡지 못했던 것이고, 워릭대학교 역시 그럴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어쨋든 결론적으로 내 디플로마 학위를 맨체스터, 런던정경대, 워릭에서 “인정”해주기는 하지만 맨체스터와 워릭이 붙고 런던정경대가 떨어졌다는 것.


내게 맞는 대학 선택의 문제 

문제는 원래 런던정경대에 붙었어도 확실한 결정을 못했을 것 같았던 내 자신이 지금 바로 닥쳐온 현실에 올바른 답변을 해줄 수 있느냐의 여부다. 한국에서나 그리고 (아마도)세계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도 이와 관련된 모든 중대한 결정이 시작되는 대학 교육을 어느 곳에서, 어디에서 받을 지 선택하는데 비슷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집에서 대학까지의 거리부터 조금은 복잡한 경제적 여건까지 고려해볼 점들이야 많겠지만 개중에서도 과반수는 대학의 순위를 보고 결정하리라 생각된다. 언어권과 문화권이 다른 세계 여러 나라의 대학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당연히 어리석고 그에 대해서도 많은 이견이 나오고 있지만, 순위는 다른 모든 고려사항을 넘어서 비교적 객관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을 도와준다는 것은 사실이다.

아래는 2019년 기준 신문사나 대학에서 각각 제공하는 대학 순위다.

QS World University Rankings (영국)

11 :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29 : University of Manchester
38 : 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
54 : University of Warwick
79 : University of Birmingham

THE World University Rankings (영국)

23 :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26 : 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
57 : University of Manchester
79 : University of Warwick
116 : University of Birmingham

CWUR World University Rankings (중국)

44 : University of Manchester
103 :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163 : University of Warwick
169 : University of Birmingham
274 : 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

USnews World University Rankings (미국)

38 :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58 : University of Manchester
96 : University of Birmingham
138 : University of Warwick
234 : 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

QS World University Rankings – Business&Management Studies (영국)

9 : 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
15 :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24 : University of Warwick
34 : University of Manchester
101-150 : University of Birmingham

위에서부터 4개의 순위는 각 평가기관이 선정한 채점기준으로 *학사, 석사 구분 없이 **전공 구분 없이 선정한 순위다. 이러한 순위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신용해서는 안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어떤 학교는 특정 전공의 학사는 지원이 강력하나 석사는 이에 비해 약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채점기준에는 연구실적이 포함되므로 학사과정이 아닌 석사과정의 순위로 치우칠 가능성이 있으며 연구실적은 시간이 지날 수록 쌓여가는 것이므로 오래되고 규모가 큰 학교가 그 반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또한 일부 학교는 학사과정 없이 석사과정으로만 운용되는 곳 또한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한 편으로는 더 많은 정보를 얻겠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결정을 내리기가 더 어려워진다. 그나마 내가 마지막에 적어논 QS의 Business&Management Studies 순위는 내 전공이 Management이므로 참고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 근데 QS라는 곳은 영국에서 순위를 내는 곳으로 계속해서 영국대학들을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띄워준다는 말이 많다. 어쨋거나, 내가 싱가폴에서 University of Birmingham의 BSc international business 과정이냐 아니면 영국에서 University of Warwick의 BSc management 과정이냐를 고민하는 것도 이러한 순위매기기에서 비롯됐다. 그렇다고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


나의 결정

영국에서는 철학, 문학, 역사, 경제, 수학과 같은 순수학문이 강세다. 한국에서 대학의 입시전적을 보면 경영학과 경제학이 비슷하게 고려되지만 영국의 경우는 경제학을, 미국의 경우에는 경영학을 더 잘 쳐주는 것도 이에서 비롯된다. 나는 이미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위치에 놓여 있고, 솔직히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위의 정보들을 고려할 때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게 사실이라 생각한다. 학비, 장학금, 생활환경, 문화, 전망 등 위에서 언급한 “순위”를 제외한 고려사항들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순위와 내가 공부하려는 이 경영학에 대한 각 나라의 위치만을 따지자면 그렇다.

싱가폴은 경영학에 대한 관심이 활발하고 더 많은 기회가 열려 있을 것이지만 버밍엄 대학교는 세계 순위로 보나, Business&Management Studies 순위로 보나 워릭 대학교에 비해 밀린다. 반대로 영국의 워릭 대학교는 신생 대학교로 특히 경제, 경영, 수학 등의 전공이 강하고 특히나 맨체스터 대학교(MBS)와 함께 워릭 비즈니스 스쿨(WBS)의 위상이 강하다. 그렇지만 당연하게도 영국은 경영학을 공부하기에 그리 좋은 나라는 아니라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이렇게 순위와 경영학에 대한 생각만을 두고 본 장단점에서 위에서 고려하지 않은 학비, 장학금, 생활환경, 문화, 전망 등을 더한다면 답은 명료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금까지 런던정경대를 아쉬워하며 영국 대학들에 손을 놓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명료했다. 딱 두 가지였다. 디플로마에서 좋은 학점을 맞았기에 그것을 활용하고 싶다는 보상심리와 순위에 대한 얽매임. 결정을 내린 후에 생각을 되짚어보면, 단순히 내가 생각하던 것들의 수준에서 한 단계만 끌어올리면 고민조차 필요 없는 결정들의 연속이였다. 뭐,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았어도 지난 9개월간 준비한 영국유학의 과정이 쓸모 없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일종의 성과주의자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내 지난 행동들을 분석해서 논리적으로 시간낭비였다고 말할지라도 그 모든 것 안에서 깨알 만한 무언가라도 발견하면 나는 긍정을 유지한다. 결과주의자하곤 다르다고 생각한다. 실패에 대한 자기위로라고 보여질 수도 있겠으나 그것이 완전한 실패였다면 정말로 깨알 만한 무언가를 발견하지조차 못할 것이니까. 어쨋든, 유학에 대한 정보부터 이것들을 준비했기에 딸 수 있었던 아이엘츠 점수, 맨체스터와 워릭 대학교의 오퍼레터, 그동안 생각하느라 바쁘게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면 많은 성과가 분명히 있었다.

결정은 끝났고 계획과 실천을 동시에 할 때다. 싱가폴을 선택함으로써 앞으로 2년 후면 학사 학위를 딸 수 있을 것이고 싱가폴에서의 지난 1년 반을 떠올리면 이 또한 금새 지나갈 것이라는 것을 안다. 일단 지금 대략적으로 생각해 논 것들은 딱 4가지다. 영어, 중국어, GMAT, CPA. 7월에 학기가 시작하기 전까지 해야할 것들은 많다. 당장은 장학금 신청 결과를 기다려야 하고 다음 2년에 대한 정말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다음 번, 더 좋은 소식을 위해

 

기본

워릭대학교 합격과 생각들”에 대한 답글 3개

  1. Raymond 댓글:

    헉 정말 소름돋네요. 저만 이 어려운 길을 가고 있는줄 알았는데..
    저도 싱가폴 사립 교육기관에서 Diploma를 수료하고, 연계 영국대학에서 회계&파이낸스로 학사를 취득하였습니다. (2.1)
    그러나 창업, 대기업 최연소 과장 경력 등을 포함해 5년의 경력이 있음에도, 미국 석사 지원시에는 씨알도 안먹히는 것 같더라구요..
    해서 영국쪽으로 석사를 알아보고 있는 와중에 이 글을 보았습니다.
    저는 사회 생활을 하면서 HRM에 대한 지식 부족을 크게 느꼈고, LSE HRM에 지원할 예정입니다.. 다른 학교들은 애초에 지원할 생각도 하지 않을 생각인데.. 이 글이 정말 큰 도움이 되겠네요.. 감사하고, 관련하여 좋은 정보 공유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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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앗 안녕하세요. 저보다 훨씬 선배님이시네요.. ㅎㅎ 저는 아직 2학년이라 1년 뒤에 졸업할 예정입니다. 어떨 땐 괜히 사립대학으로 왔나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또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다른 활동도 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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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ymond 댓글:

        저도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살아보고 회사를 다녀보니 싱가폴을 통해 대학을 빨리 졸업한건 정말 확실한 기회이자 메리트더라구요.
        의지와 생각만 있으면 남들보다 커리어면에서 월등히 앞서나갈 수 있는 메리트입니다.
        이 블로그에 쓰신 많은 글들, 정말 제가 그 시점에서 했었던 고민들과 참 많이 비슷해서 바쁜와중에서도 갑자기 생각이나 들어와보게 되네요.
        심지어 줌플라이를 좋아하시는 취향도 우연하게도 닮아서 글을 읽다 소름이 돋기도 했네요.. (저도 오프화이트 더텐 줌플라이 갖고있습니다^^)

        https://www.linkedin.com/in/raymondhyounggicho/
        보시고 제가 이상한 사람같지 않다면 커넥트 요청해주세요^^
        정말 많은 부분에서 제가 직접 체험한 정보들과 노하우들을 직접 전수해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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