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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 뭐든지 비싼 런던에서의 5일과 공항 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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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시작지가 조용하고 한국인이 거의 없던 맨체스터였다면 런던은 그 정반대였기에 런던에서의 첫날은 피곤함 그 자체로 끝이 났다. 하지만 무려 개인 화장실을 쓸 수 있는 호스텔이라 최소한 아침에 일어나 씻고 준비하는 데는 피곤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였다.

런던에서는 계획했던 런던대학 학교 투어를 가야되기도 했고 뻔한 여행객처럼 보이기 싫었기에 최대한 학생틱하게 준비를 마치고 둘째 날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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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들른 곳은 런던대학의 중심부에 위치한 러셀스퀘어였다. 이 날을 시작으로 여행이 점점 길어질수록 공원을 찾는 빈도가 늘어났는데, 엄청나게 한정된 예산을 갖고 혼자 돌아다니는 여행객에는 저렴한 식사를 떼울 곳이 공원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이 러셀스퀘어는 런던에서의 5일 동안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단지 호스텔과 가깝기만 한 것이 아니라 대학가와 복잡한 런던 중심부에 위치해서 운동이나 강아지와 산책을 온 사람들뿐 아니라 여러 학생들이나 나처럼 밥을 떼우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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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충한 날씨 속에서 거의 낮에만 돌아다니고 저녁때 바로 숙소로 돌아왔고 낮에는 기온이 그렇게 춥지 않았지만, 바람은 5일 내내 계속 불어 결국 목감기와 코감기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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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런던에서도 대부분의 끼니를 빵 혹은 편의점에 있는 즉석식품으로 떼웠는데, 이날은 테스코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먹었다. 영국 음식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서양 음식, 특히나 이렇게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파는 샌드위치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을 기울였어야 했다. 오년 전 영국 옆나라인 아일랜드에서 방학동안만 현지 학교를 다녔을 때 홈스테이 아줌마가 매일같이 싸주던 샌드위치 맛이 생각났다. 질기고 텁텁한 빵 아래 희미하게만 느껴지는 치즈와 햄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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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니 이 날은 기분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샌드위치가 생각보다 별로라 빵쪼가리를 들고 웃고 있는데, 28박30일의 남은 유럽여행 동안 저렇게 공원에 홀로 앉아 빵을 뜯는 순간이 반을 넘게 차지한다고 자부한다. 혼자 밥 먹는게 보편화된 문화다 보니 반찬 투정이 아니라 외로움을 느끼진 않았는데, 이런 식사의 문제점은 쓸만한 소재가 없다는 것이다. 유튜브를 촬영해보겠다고 열심히 찍고 다녔는데 식사가 맨날 빵쪼가리다 보니 분량이 안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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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러셀스퀘어 근처에 있는 대영박물관에 갔다. 미술관보다는 박물관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설명까지 읽어가며 유물들을 정독하는 스타일은 아니기에 그리 끌리진 않았다. 하지만 역시나 입장이 무료라는 점에 이끌렸다.

내부는 사진 촬영이 가능한데,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관에서 부터 빠르게 대부분의 관들을 둘러봤다. 규모가 큰만큼 관광객도 끊이질 않았는데 별로 기억에 남을 만큼 재밌거나 특별한 경험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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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에는 보기 드문 런던의 쨍쨍한 햇빛을 봤던 탓인지 박물관에서 나오자마자 비가 쏟아져 당황했다. 출발 2주전에 표를 구매하고 사실상 무계획으로 왔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거였지만 날씨 생각조차 안해서 우비나 우산은 커녕 모자도 안가져왔었다. 어떡할까 굉장히 고민하다가 쿨하게 그냥 맞고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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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니다 보니 흩날리던 비는 그치고 본격적인 학교 탐방을 위해 역시 러셀스퀘어 인근에 위치한 런던정경대 캠퍼스로 향했다. 정경대는 런던 시내에 위치해 있고 그마저도 사회과학, 즉 문과만 다루는 단과대학이기 때문에 캠퍼스는 초라함 그 자체다. 이상하게 얽혀있는 도로 사이사이에 도서관이나 학과 건물들이 흩어져 있고, 학생들이 지내는 기숙사는 심지어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면 LSE 팻말을 종종 볼 수 있을 정도로 두서 없이 흩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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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정치경제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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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정경대는 도서관이 유명한 듯 하다. 세계 규모인지 영국 내 규모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회경제 영역으로 볼 때 소장하고 있는 도서의 수가 최고라고 한다. 사실 며칠 전 갔던 맨체스터 대학은 캠퍼스의 형식이라도 갖추고 있어 돌아다닐 시간이 조금 필요했는데, 정경대의 경우 수업이 진행되는 건물에는 출입이 불가하니 둘러볼 곳이라곤 도서관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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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나선 모양의 계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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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대략 3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구경하고 나왔는데, 규모가 작은 것도 둘쨰치고 여행을 오기 전에 탈락 소식을 받아서 약간 우울했던 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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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시내에서는 모두 똑같은 모양새의 빨간 이층 버스가 많이 돌아다닌다. 흔히 런던의 교통수단 하면 언더그라운드가 떠오르겠지만, 애로사항이 참 많다. 와이파이는 고사하고 핸드폰의 시그널조차 안뜨며 한국이나 다른 외국의 체계적인 지하철 노선도를 기대하면 안된다. 구글 맵으로만 대충 살펴봐도 왜 이렇게 지하철을 깔아놨다 싶을 정도로 각각의 노선이 지들 갈 길만 간다. 또, 이건 한국을 벗어난 외국 어디서나 느낄 법 하지만 영국의 언더그라운드는 특히나 요금이 비싸 보인다. 원래 모든 여행에서 경비도 절약할 겸 걸어다니자고 마음을 먹었지만, 런던에 도착하고 도시의 크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곤 오이스터 카드에 10파운드를 충전했다. 한국 돈으로 대략 15,000원. 환승을 사용하지 않고 성인 요금제라도 분명 지하철 10번은 탈 돈인데 언더그라운드 4번을 타니 더 탈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요금이 조금 더 저렴한 이층 버스를 많이들 타는데, 역시 싱가폴에서 맨날 타보던 지라 감흥이 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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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오브런던 인근에 위치한 세인트 폴 대성당. 대성당이라는 명칭은 역시 함부로 붙이는 게 아닌듯 했다. 크기가 진짜 컸는데 한 번 들어가 보려다 입장료를 1만원 가까이 낸다는 표지판을 보고 바깥만 열심히 훑어보기로 결정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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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진을 찍을 때마다 저런 포즈를 취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쨋든 혼자 갔기에 저런 사진들은 다 찍어 달라고 부탁했다. 나도 관광객 모습으로 돌아다녔기 때문에 종종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는데, 그렇게 내가 찍어주는 입장이 되었을 때 은근히 귀찮다는걸 깨달았다.. ㅋㅋ 어쨋든 똑같이 놀러온 관광객들한테 말도 붙여볼 수 있고 같이 간 동행자가 찍어 준 것보다는 만족스러운 사진을 건질 수는 없겠지만, 나름 여러 사람이 자기들 만의 방식으로 찍어준 사진들을 보는 맛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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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보기 드믄 오거리를 넘어선 6개의 거리가 모이는 Bank Station이다. 이 근방은 업무지구로 중심에 위치한 영국은행과 여러 고층빌딩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에는 학생스럽게 입고 갔더니 주변에 나와 같은 관광객은 없고 모두 정장과 브리프케이스 차림의 직장인들만 있어 어색함에 도망치듯이 이동했다. City of London이라는 이름 답게 여러 오피스들이 몰려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런던의 모습이 간직되어 있다. 또, 바로 뒤쪽에는 명품 거리들이 몰려 있는데 굉장히 누추한 몰골이였기에 앞만 보고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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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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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든홀 마켓. 내가 맨날 셜록홈즈에서 보던 런던의 동그란 타원형 건물이 멀찍이 보이길래 그리로 가보는 와중에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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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공사중에 늦은 오후였지만 가게들은 대부분 문을 열지 않은 상태였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카페나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데, 여기서나 저기서나 런던을 돌아다니다 보니 한국 만큼 돈이 있으면 살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음.. 런던을 다시 가보고는 싶지만 이번 여행에서 크게 기억에 남지 않는 이유는 돈을 안썼기 때문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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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런던의 스카이뷰를 보면 등장하는 건물. 신기했던건 보통 고층건물을 지을 땐 주변 부지를 넓게 잡는데 런던은 땅값이 비싼지 건물들이 참 다닥다닥도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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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브릿지. 그동안 다리 위의 공간이라고 해봤자 지금은 철수중인 한강 다리들 위에 있던 카페들이 내가 알던 전부였는데 저렇게 다리 위에 건물을 짓는다는 것도 참 대단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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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 딱 두 가지가 있었다. 잉글리시 브랙퍼스트와 선데이 로스트를 먹는 것이었는데, 내가 맨체스터에서 런던에 도착한 날이 딱 일요일이라 두 가지를 도전해 볼 수 있는 완벽한 기회는 있었다. 하지만 전혀 예상도 못한 선데이 로스트의 가격이 16~18파운드 (2만5천원?)이나 한다는 걸 블로그에서 보고 바로 마음을 접었다. 그나마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는 유튜브 영국남자에서 저렴한데 든든한 아침식사로 등장했기에 점심을 해결할 겸 근처에 카페로 향했다. 가격은 예상했던 대로 4~5파운드 선이였는데, 영국 물가, 특히 외식 비용을 생각하면 저렴한 것일 수는 있어도 단순히 아침식사 비용으로 계산하기에는 그래도 비싼 돈이었다. 나는 특히 저 베이크드 빈즈를 좋아하고 항상 블랙푸딩을 먹어보고 싶어 블랙푸딩이 포함된 세트를 주문. 먹었는데 완벽하게 짜고+기름짐의 조합이었다. 기름진건 둘째치고 거의 혀에서 혓바늘이 일 정도로 베이컨이랑 소시지는 나트륨 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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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런던에서 기억 남는 게 있다면 북적거리는 시내에 여럿 있는 공원들. 유일하게 배낭여행객들에게 열려있는 공간인데 아직 겨울 날씨에 바람은 참 많이도 불어 첫날 째에 걸린 감기가 낫지를 않았다. 그렇다고 돈도 없는데 건물 안에 들어갈 수도 없고 유일한 선택지이자 시간을 때울 수 있었던 곳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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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관광지는 열심히 따라가서 사진도 많이 찍었으나 혼자라 그런지 돈을 못써서 그런지 지루함은 항상 빨리 찾아왔다. 런던, 프라하, 로마가 딱 그러한 도시들. 세번째 날에는 런던 북쪽에 위치한 공원에 갈겸 걸어가다가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캠든타운에 도착했다. 확실히 여행은 목적지보다 목적지로 가는 길이 기억에 남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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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들과 영한 느낌의 상점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었는데 구경할 만 한 것들이 많았다.

신발, 액세서리, 기념품 등등. 우리나라의 홍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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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적잖은 충격을 먹었던 이곳. Cyberdog.. 입구부터 범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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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규모가 상당히 큰데 모든 옷가지들에 장식이든 옷 전체든 모두 야광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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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김에 재밌어서라도 뭔가 사갈까 했는데 도저히 내 자신에게 감당이 될 거 같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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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날의 주 목적지였던 프림로즈 힐과 리젠트 파크. 리젠트 파크라는 곳은 공원 내부에 대학교와 동물원이 있을 정도로 규모가 엄청나게 큰 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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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림로즈힐에는 괜히 ‘Hill’자가 붙은 게 아니었음. 언덕 위에서는 엄청 멀찍이 런던아이를 포함한 런던의 정경이 보이는데, 들었던 말들에 비해서는 그렇게 인상 깊은 곳은 아니었다. 보통은 석양을 보러 늦은 오후 쯤에 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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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레 대부분의 공원이 그러하듯 열심히 뛰어다니는 강아지들을 볼 수 있었다. 슈퍼에서 사온 빵으로 점심도 해결할 겸 여기에 한 2시간은 앉아 있었는데 진짜로 별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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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그냥 공원만 돌아다닌듯? 혼자하는 저예산 배낭여행에서 깨달은 게 있다면 규모가 크고 볼 게 많은 도시나 작은 소도시나 차라리 짧게 다니며 더 많은 곳을 가는 편이 더 나았을 것 같다. 아예 한 도시에서 몇주간 에어비앤비를 잡고 짧게 그 도시에서 살아보는 경험이 아닌 이상 혼자서, 한 도시에서 보내는 긴 시간은 지루함 그 자체… 역시 마지막 도시였던 로마에서도 똑같이 할 게 없어서 걱정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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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홈즈 광팬으로써 들려보지 않을 수가 없었던 베이커가 221B. 앞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사진찍느라 긴 줄을 늘어뜨리고 있었고, 바로 옆쪽에는 셜록홈즈 기념품 샵이 있었다. 나는 어디를 가든 기념품으로는 다른 모든 것들을 제외하고 오직 인형만 사오는 스타일이라 한손으로 시가를 물고 셜록의 모자를 쓴 곰돌이 인형을 사오고자 했으나 배낭여행 중에 기념품은 사치라는 생각에 둘러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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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무료라 안 가볼 수가 없었던 자연사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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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다 필요 없고 공룡을 볼 수 있어서 재밌었음 ㅋㅋ 수학을 안좋아하는 전형적인 문과생이지만 특이하게 과학은 늘 좋아했어서 화석 뿐만 아니라 광석이나 표본들을 볼 수 있어서 최소한 대영박물관 보다는 지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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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중심가에 위치한 소호거리. 누구나 유럽에서 패션하면 밀라노, 파리, 런던을 알듯이 샵들도 많고 옷잘입는 사람들도 많다. 이날을 열심히 공원을 걸어다닌 후 의도치 않게 런던 중심가로부터 숙소까지 걸어왔기 때문에 무려 32,000보를 찍었다. 이왕 걸어다니는 여행을 할거 이날 이후로 하루는 날잡고 걸어다니기만 하면 5만보도 가능하지 않을까 했는데 5만은 무슨 3만보도 다시 못찍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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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날 떠나는 기념으로 엄청난 늦잠을 잔 뒤 찍은 도미토리의 사진. 한 달 내내 호스텔에서만 지내다 보니 느꼈던 점은, 호스텔은 당연히 해당 도시의 전반적인 물가를 반영하지만 백이면 백, 오히려 크고 관광지스러운 도시의 호스텔이 더 저렴하고 깔끔하다. 맨체스터에서 지낼 때 도시 전체에 호스텔이 단 2개밖에 없었고 가격은 비싼데 그렇게나 드러웠던 걸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런던에서는 총 6일을 지냈지만, 마지막 날은 새벽에 비행기를 타는 일정이라 돈도 굳힐 겸 무리하게 그 전날 체크아웃을 하고(보통 오전 중) 밤을 지나 새벽에 공항에 가서 버티는 식으로 일정을 짰다. 나름 해볼만 한 도전이었는데, 어쨋거나 런던에서의 호스텔은 사진에도 보이다싶이 굉장히 좋았던 편. 같은 방에서 만난 친구들과 정말 사교적으로 같이 놀러다니지 않는 이상 오히려 3~4명씩 한 방에서 자는 소수인원보다는 저렇게 열 댓명이 모여있는 방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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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런던에서는 감기에 걸린 것 때문에 조금은 무기력한 것도 있었지만, 단적으로 돈이 많아야 즐기기 좋다는 걸 알게해준 도시이기에 마지막 날은 무리하지 않고 둘러보는 쪽을 택했다.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버킹엄 궁전. 시간에 맞춰서 교대식을 하는데 이것을 보지는 못했고, 그럼에도 무언가 특별한 게 있기에 사람들이 오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보러 갔는데 역시나 별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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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끝나가는 런던의 날씨는 엄청 흐린 날 혹은 엄청 맑은 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 기분좋게 선크림까지 바르고 나가면 흐리고 귀찮아서 그냥 나오면 꼭 이렇게 눈따가울 정도로 날이 맑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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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버스 브릿지에서 바라본 빅벤과 런던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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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곳은 정부건물인 Palace of Westminster. 노랑빛 건물이 매력적이었는데, 횡단보도를 건너서는 바로 옆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브렉시트와 관련한 시위를 하고 있었다. 내 기억에 맞다면 런던 사람들은 EU잔류를 더 지지했던듯? (탈퇴 40% / 잔류 60%) 일단은 아직까지 브렉시트에 대한 협의가 연기에 연기 중을 거듭하기에 여행 중에 문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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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건물 바로 옆에서 잭파이프를 불던 아저씨. 심슨 가족을 보면 학교 관리인인 윌리가 맨날 스코틀랜드식 치마와 함께 불고 다니는 악기인데, 애니메이션 중에는 거의 사람들을 고문? 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듣기 싫어하는듯?) 나는 저 소리 엄청 좋아함. 여행 중에 유럽은 유럽이다시피 거리 공연을 하는 사람이 참 많았는데 항상 1분 이상 보기가 좀 그랬다.. 많은 사람들이 동전을 주고 가는데 나는 내게 남아있는 짤랑이들로 하루 끼니는 해결할 수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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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유명한지는 모르겠지만 영국 수상의 관저라는 다우닝가 10번가도 지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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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똥냄새가 진동하는 말을 탄 근위병 앞에서도 사진 한 방.. 사진에 보면 말 밑에있는 저것들이 다 똥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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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내셔널 갤러리를 지나 며칠 전부터 가게에 점을 찍어둔 곳에서 먹기로 하여 구글맵으로 가까운 가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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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스시였는데, 별게 아니여보여도 런던을 돌아다니는 5일 내내 스시, 벤또나 국수 종류처럼 아시아쪽 음식을 이렇게 바로 먹을 수 있게 포장된 형식으로 파는 가게들이 많았다. 일단 이 스시는 런던 전역에 펼쳐져 있는 wasabi라는 프렌차이즈에서 구매했는데, 듣는 바로는 사장이 한국계라고 한다. 국수나 한국 비빔밥, 중국식 탕수육(sweet&sour pork)에 밥을 끼워 파는 등의 가게들이 성행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가게들이 런던 사람들의 정서와 정말 잘 맞아보였다. 어느정도의 건강한 생활을 추구하면서도 맥도날드 같은 왠만한 패스트푸드점보다 간편하고 빠르게 끼니를 떼울 수도 있으며 나처럼 조금은 쓸쓸하게.. 공원에 앉아 편히 먹을 수 있는 그런 음식들. 나는 스시를 굉장히 좋아하고, 좋아하지만 비싼 스시나 싼 스시나 맛구분을 잘 못하는 편이라 굉장히 잘 먹었음.. ㅎㅎ 가격은 한국돈 대략 1만원. 스시치곤, 그리고 영국 물가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지만 이를 위해 이틀 전부터 돈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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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에서 시간 떼우기 그리고 몸 녹이기 용으로 공공 도서관을 잘 이용한 덕택에 남는 시간들은 호스텔 근처에 위치한 런던 도서관에서 보냈다. 간단한 가방 검사를 하고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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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도서관 내부는 지여진 년도에 비하면 넓고 깔끔한데, 자리싸움이 엄청 치열하다. 아마도 안쪽에 열람실 같은 공간은 도서관 카드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한 것 같고 외부 카페테리아 공간 등은 이미 노트북을 지닌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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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분위기. 일단 런던은 어딜 가나 공원이 많은게 장점이지만, 밖은 춥고 해가 너무 쨍하기에 노트북을 하지도, 책을 읽기도 애매했다. 저런 책상 자리는 득하지 못했지만 일자 의자라도 자리를 얻어 열심히 심심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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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외에 내가 런던 라이프를 따라하기 위해 들어간 러셀스퀘어. 커플 혹은 친구들이나 이렇게 잔디바닥에 앉지 솔직히 혼자서는 내가보기에도 누가 앉겠나 싶었다. 근데 평일 오후의 좋은 시간대라 그런지 밴치에 자리가 안나서 어쩔 수 없이 잔디에 착석.. 놀랍게도 그 누구도 관심을 주진 않았다. 한가지 불편한 점은 자연스럽게 잔디에 앉는 현지인들을 보고 바닥에 위생상태에 대해서는 일말의 고민도 하지 않았는데, 내가 앉아있는 곳 바로 옆에 개똥이 있는 걸 보고 애써 무시하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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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도 6시면 문이 닫히고 12시에 타는 공항버스 시간까지 도저히 버틸만한 곳이 없어 들른 맥도날드. 누가 믿겠냐만은 저 다섯 입이면 다 먹을 것 같은 버거에 라지세트가 무려 8,000원이나 한다. 가끔씩 번화한 사거리 구석에 거지들이 앉아서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계시던데 그분들도 나름 신기할 따름. 적선도 물가가 반영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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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까지는 보통 10시면 잠이 들었기에 일단 12시에 버스타기까지 부산스러운 길거리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정신적으로도 굉장한 스트레스였다. 갈 곳을 잃은 느낌. 대략적으로 정신이 맹해질 때쯤, 호스텔 근처에 세인트판크라스 역으로 가서 스탠스테드 공항으로 가는 공항버스를 탈 수 있었다. 놀랍게도 그 큰 버스에 승객이 나밖에 없어서 까딱하면 버스를 놓칠뻔 했음. 버스를 타자마자는 당연히 잠들었고, 다행히 버스가 멈추는 소리에 잠에서 깨기는 해서 안개가 뿌연 새벽에 공항에 도착할 수는 있었다.
나는 최소한 공항노숙이라고 하면 가끔씩 인천공항의 3인용 의자를 모두 차지하며 눈을 붙이는 사람들을 떠올리고 있었고, 아니 최소한 의자는 있겠거니 했는데 공항의 자동 문이 열리고 백여명의 사람들이 벽에 등을 붙이고 앉아있는 광경을 보니 그냥 정신이 해탈했다. 하루 종일 돌아다닌 터라 식수도 바닥나 공항 매장에서 무려 5천원이나 주고 물 한병을 사온 후 이리저리 자리를 찾아다니다가 겨우 끝자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바로 옆에는 이상한 휠체어를 탄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무슨 냄새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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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2시부터 대략 2시까지는 겨우 잤는지 그냥 눈을 감고 있었는지 모르겠는 상태에 있다가 다시 한 시간 정도 핸드폰에 저장해 온 미드를 몇 편 보고 있자 옆쪽에서 공항의 한쪽 편을 지키고 있던 경비가 세워 두었던 가드를 옆으로 치우자 무슨 소떼처럼 앉아있던 사람들이 귀신같이 자다 깼는지 그쪽 방향으로 이동했다. 실제로 공항이 그렇게 작지는 않았고 (그럼에도 의자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밤이라 그런지 경비가 공항의 2/3은 사람들이 못가게 막아둔 것. 어쨋든 나도 이때부터 잠을 더 잘 수는 없었고 나도 일어나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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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웃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거의 해탈한듯? 옆에 여성분도 저렇게 힘든 자세로 자고 계시던데 나는 그럴 바에 그냥 자는걸 포기했다. 공항 외부 쪽 (창문 있는 쪽)에는 철파이프로 된 보일러가 있었는데 (라디에이터처럼) 그 위에는 사람들이 다들 추운지 엉덩이를 데고 앉아 있었음 ㅋㅋ 근데 뜨거움에 정도가 진심 30초를 딱 앉아있으면 핫뜨뜨라 서로 옆사람들 눈치보면서 누가누가 오래버티나를 하고 있는데 내 옆사람이 비정상적으로 오래 버텨서 포기하고 다시 돌아다녔다 ㅋㅋ

KakaoTalk_20190304_073348735그리고 5시간만에 라이언에어를 타고 뉘른베르크로 출발… 사실 5시간 정도면 충분히 버틸 수 있던 시간이었는데, 그 전날 오전에 호스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정신력으로 버텨서 그런지 꽤 힘들었다. 진짜배기는 마지막 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였는데, 14일 점심에 로마 호스텔에서 체크아웃, 14일 오후에 프랑크푸르트 도착 후 비오는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밤에 공항에 가서 그대로 12시간을 공항에서 보내고 바로 상하이까지 비행기, 환승 1시간30분에 한국에 와서는 여자친구까지 만났다는.. ㅠㅠ

어쨋든 재밌는 고생이었는데, 이왕 할거면 사실 더 극한으로 돌아다녀보고 싶기는 하다. 계절만 맞았으면 (여름이나 봄, 가을) 경비든 시간이든 훨씬 더 아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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